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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맨스 주의보

Script, 2023-08-04

‘비를 맞으면 피부 재생과 노화 방지에 좋다는 사실이 확인되었습니다.’

이 뉴스가 보도됐던 날, 마침 비가 내렸다. 피부과에 돈을 들이붓지 않고도 깨끗한 피부를 가질 수 있다니. 얼굴에 빨간 여드름 자국이 많았던 나에겐 희소식이 아닐 수 없잖은가? 하지만 불행히도, 나에겐 희소식이 아니었다. 이 빌어먹을 몸뚱이는 더러운 피부로도 모자라 비에 닿으면 두드러기가 올라오면서 간지럽고 따가운 ‘레인 알레르기’도 가지고 있던 것이다. 그래서 나는 어떤 상황이든 방수가 되는 가방에 우산을 챙겨 다니며, 긴 옷을 입고 다녔다.

비 내리는 거리를 사람들은 우산 없이 활보했다. 어떤 이는 하늘을 올려다보며 비를 맞았고, 어떤 이는 통에 빗물을 받았다. 나는 가방에서 작은 우산을 꺼내 폈다. 그리고 그 사람들 사이를 마치 이방인처럼 우산을 쓰고 지나갔다. 조금은 외로웠는지도 모른다.

그때였다. 갑자기 어떤 남자가 내 우산 속으로 뛰어 들어왔다. 놀란 내 눈에 슬로우모션을 건듯 천천히 남자의 얼굴이 보이기 시작했다. 뭐지, 나 이 장면 어디서 본 거 같은데? 남자는 시원스러운 이목구비를 가지고 있었고, 나는 놀라서 물었다.

“누구세요?”

“아, 놀라셨죠? 죄송해요. 비가 너무 많이 와서..”

“뉴스 못 보셨어요? 비 맞으면 피부 좋아진다고 해서 사람들 다 맞고 가는데..”

“봤는데 그냥 비 맞는 거 싫어서요. 저는 이미 피부 좋기도 하고.”

사실에 기반한 자신감 넘치는 말을 하며 싱긋 웃는 그 얼굴이 밉지 않았다. 아니, 좋았던 것도 같다. 혼자 쓰던 우산 아래 함께 할 사람이 생긴 것만으로도 어쩐지 기뻤는데 나와 눈을 맞추는 남자의 행동에 점점 마음이 들떴다.

“이 우산 좀 쓰고 가도 될까요?”

남자가 말했다.

“아, 네. 어디로 가세요? 저는 지하철 타러 가거든요.”

“저는 버스 타고 가요.”

남자가 가는 방향은 내가 가야 할 방향과 반대였다. 아쉬움이 파도처럼 밀려올 때 남자가 다시 말했다.

“방향이 무슨 상관이겠어요.

그러고는 씩- 햇살같이 웃었다. 심장이 빨리 뛰기 시작했다. 남자가 우산 손잡이 쪽으로 손을 내밀며 눈짓했다. 그에 나도 모르게 남자의 손에 우산을 넘겨준 그 순간,

“악!”

나는 짧은 단말마와 함께 우산 밖으로 밀쳐져 나왔다. 그것도 남자의 손에 의해. 그리고 사정없이 내 몸을 때리는 비 때문에 온몸이 따가워지기 시작했다.

“우산 잘 쓸게요. 피부도 좋아질 거예요.”

“…야!!”

내 귀를 때리는 그의 말이 하도 어이가 없어서 소리를 질렀다. 그러나 그는 내 외침을 가볍게 뒤로 한 채 내 우산을 들고 떠났다. 나에게 남은 건 알레르기가 올라 빨개진 몸과 히죽 웃던 그의 마지막 미소뿐이었다.


Editor : 김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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