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hinkso

저도 혼자 된 지 오래됐어요. 괜찮다면 한번 만나볼까요?

민희는 얼마 전에 소개팅 어플을 깔았다. 폰으로 사람을 만난다는 것에 이런저런 걱정이 많아서 어플을 깔고 나서도 일주일을 고민했던 민희였다. 그리고 시작한 지 한 시간도 안 되어 여러 통의 연락이 왔다. 민희는 ‘나 아직 안 죽었다’는 기쁨도 있었지만 괜한 두려움이 커졌다. 그렇게 또 폰만 들여다보며 30분째 고민했을까. 문득 언제까지 혼자일 수 없다는 마음과 함께 자신감이 올라왔다. 민희는 바로 쌓인 메시지들에 답장하기 시작했다.

“이런 것도 너무 오랜만이라 힘드네. 그래도 기분은 좋다!”

민희는 고민했던 일주일이 무색하게 일주일 동안 여러 남성과 메시지를 나눴다. 그리고 그중 가장 말이 잘 통하고 즐거웠던 사람과 약속을 잡았다. 막상 실제로 만난다고 생각하니 민희는 떨림을 감출 수 없었다. 한 편으론 걱정이 마음을 무겁게 누르고 있었다.

‘어플로 남자 만났다고 하면 애들이 어떻게 생각할까…’

처음 만나는 날, 민희는 결국 잠을 제대로 자지 못했지만 가족들이 모두 출근한 뒤 단장하기 시작했다. 경조사 때 입으려고 사놓은 괜찮은 원피스를 오랜만에 꺼내 입고, 깔끔한 숄더백을 멨다. 결국은 설렘이 더 컸고 또 필요했다.

“저기서 내려줘. 오늘 너무 즐거웠어.”
“나도 너무 재밌었어! 우리 다음에도 보는 거지?”
“당연하지~ 집 가서 연락할게.”
“그래. 조심히 들어가, 민희야. 안 들키게.”
“걱정 마. 오빠도 조심히 들어가!”

첫 데이트는 성공적이었다. 어플로 다가온 낯선 남성은 연인이 되어 돌아갔다. 민희는 이 사실을 친구들한테 얼른 알리고 싶었다. 하지만 가족들에겐 비밀이었다. 적어도 지금은..
집에 들어가니 이미 모두 퇴근해서 와있었다. 그때 집에 들어온 민희를 발견한 가족이 말했다.

“이제 왔어? 웬일이야~ 우리 퇴근하고 왔는데 집에 다 없고, 엄마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