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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과 공생 사이

Script, 2023-10-04

내 몸에는 기생충이 산다.

물로 세게 씻어보기도 하고, 바람을 강하게 쐬어보기도 하고, 얼음으로 차갑게 찜질도 해봤지만 기생충은 끈질기게 살아남았다. 사실 내가 처음부터 그들을 기생충이라고 부른 건 아니었다. 기생충이 생긴 초기엔 그들의 수와 영향력이 미미했으며 애초에 나에게 해가 되지 않았다. 오히려 필사적으로 살아가는 그들이 안쓰럽기까지 했다. 하지만 그들의 번식력과 욕망은 내가 상상했던 것 이상이었고, 지금에 이르러서는 쉽게 없애지 못하는 존재가 되었다. 기생충은 이제 내가 어찌하지 못할 정도로 견고한 집을 짓기도 하고 서로 영역 싸움을 하며 그들만의 왕국을 건설했다. 그럴수록 내 몸의 유익균과 필수 영양소, 에너지는 사라져갔다. 그리고 그건 병으로 이어졌다.

언젠가부터 몸에 오르기 시작한 열은 떨어질 생각도 없이 점점 더 높아져 갔다. 내 몸의 장기들은 지속적인 고열로 인해 망가져 가고 있었다. 이대로라면 머지않아 아예 망가지고 말 것이다.

기생충도 대부분 내 상태를 알고 있다. 숙주가 아프면 저들도 끝이라고 생각했는지 개중에는 나를 생각해 주는 놈들도 있었다. 그런 놈들은 나름의 공존 방법으로 내 에너지를 최소한으로 가져가거나, 이미 사용한 내 에너지를 다시 쓰는 방법을 택했다. 웃기지만 고마웠다.

이미 어느 정도 느꼈겠지만 기생충은 똑똑하다. 가끔은 숙주인 나를 떠나 더 큰 세상을 둘러보고 올 정도로 말이다. 심지어 그들끼리 소통하는 언어도 있었는데 언어의 수만 해도 몇천 개였다.

하나만 말해주자면, 기생충 중 일부는 나를 ‘지구’라고 부른다.


Editor : 김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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